나영석은 한국 예능에서 한 장르를 만든 연출자다. 경쟁과 벌칙으로 굴러가던 리얼리티 예능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시간을 그대로 보여 주는 방식을 들여왔다. 밥을 짓고 설거지를 하는 장면이 본편이 되는 프로그램은 그 전에 흔하지 않았다.
1976년생으로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KBS 27기 공채 프로듀서로 입사했다. KBS에서 「해피선데이 – 1박 2일」 시즌1과 「인간의 조건」을 연출했다.
2012년 12월 KBS에 사직서를 냈고 2013년 1월 CJ ENM으로 옮겼다. 이적 자체가 당시 방송가의 사건이었는데, 지상파 간판 PD가 케이블로 가는 흐름의 시작점이었기 때문이다.
| 시기 | 작품 | 특징 |
|---|---|---|
| KBS | 1박 2일 (시즌1) | 국내 여행 리얼 버라이어티의 기준을 세웠다 |
| KBS | 인간의 조건 | 없이 살아 보기라는 실험 포맷 |
| tvN | 꽃보다 할배·누나·청춘 | 배낭여행에 세대를 얹은 시리즈 |
| tvN | 삼시세끼 | 밥 짓는 과정 자체가 본편 |
| 웹·tvN | 신서유기 | 웹 선공개로 플랫폼 문법을 바꿨다 |
| tvN | 윤식당 / 강식당 | 해외·국내 식당 운영 포맷 |
| tvN | 알쓸신잡 | 여행에 지식 대담을 붙였다 |
| tvN | 뿅뿅 지구오락실 | 게임 예능, 젊은 출연진으로 세대 전환 |
| tvN | 서진이네 | 윤식당 계열의 확장 |
이 밖에 「신혼일기」, 「숲속의 작은 집」, 「출장 십오야」 등을 연출했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한 편씩 흩어 보기보다 계열로 묶어 보는 편이 이해가 빠르다.
같은 연출자의 손이 계열 안에서 어떻게 반복되고 조금씩 달라지는지가 보인다.
그의 예능에는 반복 출연자가 많다. 1박 2일에서 만난 출연진이 신서유기로 이어지고, 거기서 다시 강식당과 삼시세끼로 넘어가는 식이다.
이게 인맥의 문제가 아니라 포맷의 조건이다. 사건 대신 시간을 보여 주는 구성은 처음 만난 사람들 사이에서는 성립하지 않는다. 이미 쌓인 관계가 있어야 침묵과 잔소리가 웃음이 되고, 설명 없이도 장면이 굴러간다. 새 얼굴을 넣을 때도 기존 조합 안에 한두 명씩 섞는 방식을 쓰는 이유다.
「뿅뿅 지구오락실」처럼 출연진을 통째로 바꾼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관계를 새로 쌓는 과정 자체를 초반 몇 회에 담았다. 축적이 없으면 그 포맷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걸 역으로 보여 준 사례다.
예능을 어디서 볼 수 있는지는 편성·시청 가이드에 정리돼 있다. 드라마·영화 연출자는 감독에 모아 뒀고, 작품 전반은 드라마에서 볼 수 있다.